‘리액션에 영혼 좀 담아보라’는 말을 언제부턴가 자주 듣기 시작했다. 듣고, 대답하고,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왜? 처음에는 좀 답답했다. 당신의 말을 안 듣고 있는 것이 아닌데, 내 말투의 문제일까. 친구와 만나 을지로 3가에서부터 동대문역사문화공원까지, 멀다면 먼 거리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. ‘요즘 내가 이런 소리를 들어, 근데 진짜 억울하다?’ 라고 말문을 텄다. ‘그래?’ 친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. 그렇게 몇 분을 더 걷던 중, 저 멀리 보이는 표지판을 친구가 가리켰다. ‘어, 저기 창경궁로다.’ 하고. ‘오, 창경궁-. …양쪽으로 표시되어 있네. 저쪽에 가면 창경궁이 있나보다. 근데 이제 오른쪽은 우리가 갈 길이니까, 왼쪽에?’ ‘아, 아까 네가 말한 그 영혼 이야기가 뭔..